무당할머니께서는
꽤 나이먹은 개 한마리랑 고양이 한마리를 기르셨음
묶어두지도 않으셨고 애들도 막 돌아다니지도 않았음
시골개라서 막 기르시는 줄 알았는데
꽤나 정성들여 키우셨음
이 늙은개는 사람이 와도 짖질않음
근데 눈빛이 묘하다고 해야하나
사람이 집에 들어오면
누운채로 뚱하게 쳐다보고 있는 게 일과임
가끔은 낮잠자는 줄 알고있었는데
날 쳐다보고 있던적도 있음
필살 턱긁어주기나 배긁어주기가 먹히지 않아
간식으로 낚는게 장난거리였음
어느날 학교 끝나고 와서
왕이(개 이름임) 랑 놀고있는데
내 무릎에 턱을괴고 있던 애가
갑자기 일어나서 대문을 지긋이 바라봄
근데 묘한 표정이라고 해야하나
그런 걸 짓고 계속 보고있었음
얼마 지나지 않아서
차소리와 함께 굉장히 시끌시끌해지고
5~6명이 들어오더니 무당할머니를 애타게 찾음
이때까지도 왕이는 짖지도 않고
사람만 지긋이 보고있었음
무당할머니가 나오셔서
사람들이랑 무슨 이야기를 하는데
대충 귀신들린 사람이 있는데
귀신 좀 쫓아내달라는 이야기였음
무당할머니께서는
"난 이 집밖으로 못 나가니까 데려와"
라고 하시고
잠시 후에 또 차소리가 나더니
3~4명정도가 귀신들린 사람을 데려왔음
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왕이가
귀신들린 사람?을 끌고 집에 들어오려는걸
완강히 거부함
미친듯이 짖으면서 물어뜯을 기세로 덤벼드는데
그 귀신들렸다는 사람이
부들부들 떠는걸 멈추고 왕이에게서 도망감
뜬금없이 대낮에 마당에서 추격전이 일어나고
여덟명이 넘게 달라붙어서 제압했는데
그때까지도 무당할머니께선 구경만 하고계셨음
그리고 사람들이 무당할머니 앞으로 그사람을 끌고오는 순간
떡 만들 때 쓰시던 뜨거운 나무주걱으로
개패듯이 후려치시기 시작함
장정 여덟명을 끌고다니던 귀신들린 사람이
나무주걱 앞에서 아무것도 못하고
엎드려서 얻어맞기만 함
뒤에서는 왕이가 으르르거리고
앞에서는 할머니 주걱으로 후려맞는데
한참을 얻어맞더니 기절해버림
기절했는데도
무당할머니께서는 쌍욕을 퍼부으시면서 계속 때리심
그리고 뜬금없이
"이 새끼는 뒤지면 좋은데 못 갈거니까
빨리 뒤지라고 그래"
라고 하심
깜짝 놀라서 왜냐고 사람들이 물어보니까
"이 새끼 등짝에 귀신이 둘 붙었는데
하나는 이 새끼 자식이고
하나는 강아지 귀신이야.
애 하나 낙태시키고 귀신들린 걸 개가 막아줬는데
개가 짖는다고 쳐죽인 새끼야, 이새끼가.
그래도 저거 주인지킨다고
어디안가고 붙어있는거 봐봐
이런 새끼는 덕이고 뭐고 그냥 빨리뒤지라고 해"
사람들 얼굴이 흙빛이 되더니
갑자기 마당에서 대성통곡을 함
사람들이 제발 살려달라고 빌었지만
끝내 싫다고 하시곤 안방문을 잠궈버리심
그리고 나에게는 덕 많이 쌓으라고 하시면서
머리 쓰다듬어 주심
요 늙은 개 왕이는 족보도 혈통도 없는 소위 똥개인데
무당할머니랑 10년을 넘게 지내면서
영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함
보통 사람들이 찾아오면 왕이가 사람을 거르는데
왕이가 짖으면 나쁜사람,
지긋이 보는거는 일반사람,
나쁜귀신이 씌인사람이 들어오면
작은 귀신은 물어서 죽이는데
원한이 커서 못건들면 맹렬하게 짖는다고 함.
개랑 고양이는 영물이니 잘 대해주면 덕이 쌓인다고 하심
'.. ..' 카테고리의 다른 글
공포 : 할머니 꿈 속의 작은할머니 (2) | 2025.01.15 |
---|---|
공포 : 크리스탈 어딨니? (2) | 2025.01.15 |
공포 : 무당할머니 '터' (2) | 2025.01.15 |
공포 : 숨바꼭질 (5) | 2025.01.14 |
공포 : 네이트판 '신기가 있는 엄마의 꿈' (0) | 2025.01.14 |